
슬관절 통증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비롯한 한의의료기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신체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슬관절 통증은 무릎관절증(gonarthrosis),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연부 조직 손상(soft tissue injury)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중 무릎관절증(M17)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진료비통계지표 질병 소분류별 다발생 순위별 한방 현황에서 입원 요양급여비용 순위 4위, 외래 요양급여비용 순위 1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의 진료가 많이 이루어지는 질환이다1,2).
하지만 현재 한의학에서 슬관절 질환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진단할 도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한의사들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바탕으로 이학적 검사와 개인의 지식과 판단에 의존하여 진단하고 치료한다. 반면 서양의학에서는 슬관절 질환에 대해 이학적 검사, 혈액 검사, 방사선 검사 등을 활용하여 진단한다. 특히 단순방사선 검사(X-ray), 혈액 검사,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 자기 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근초음파(musculoskeletal ultrasound) 등 현재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 한의사가 시행하기에는 제한이 있는 검사법들을 활용해 감별 진단을 하고 질환을 확진한다3).
이 중 근초음파는 탐촉자를 통해서 펄스 파(pulse wave)를 인체 내에 투과시켜 조직의 음향 저항(acoustic impedance)에 따라 발생하는 반사파를 컴퓨터로 증폭, 변환시켜 영상을 만들어내는 진단 기기이다4). 근초음파의 장점으로는 저렴한 비용, 휴대의 용이성, 실시간 영상 비교, 안정성 등이 있는데 해부학적 지식과 적절한 수기만 있다면 한의사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진단 기기이다5).
이에 따라 최근 한의계에서는 초음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검증받고자 미국 초음파사 자격증(American Registry for Diagnostic Medical Sonography)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020년 기준 약 200여 명의 한의사가 해당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러한 자격의 취득은 한의사가 초음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음을 보여준다6). 자격 취득의 움직임 외에도 초음파를 임상에서 활용하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Kim 등7)과 Ahn 등8)은 초음파 유도하 약침요법에 관한 증례를 보고하였고, Park 등9)은 초음파 유도하 약침군과 비유도하 약침군을 비교한 연구를 시행하여 근초음파를 치료에 적극 활용하였다. 한편 Kim 등10)과 Bae 등11)은 근초음파를 진단과 호전도 비교에 활용하여 치료 외의 영역에서도 활용하였다.
이에 저자들은 근초음파를 진단의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슬관절 통증으로 한방병원에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근초음파를 실시하여 일개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슬관절 통증 환자의 무릎 상태를 파악하여 그 결과를 후향적 관찰연구 형태로 보고하는 바이다.
본 연구에서는 2021년 7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에 외래 내원 혹은 입원한 환자 중 슬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자들을 대상으로 슬관절 근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였다. 그중 다음의 선정 및 제외 기준을 만족하는 9명의 환자를 선정하였다.
(1) 2021년 7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의 기간 중 슬관절 통증으로 한방병원에 내원한 환자
(2) 슬관절 근초음파 검사를 시행한 경우
(1) 의무기록상 기록된 정보가 미흡한 경우
본 연구는 대상자들의 전자의무기록에 기록된 정보를 후향적으로 관찰 및 분석하는 연구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IRB에서 연구승인(심의번호: PNUKHIRB 2022- 03-001)을 받은 후에 진행하였다. 환자의 개인정보는 삭제하거나 비식별화하고 연구에 필요한 진단명과 진단소견만을 정리하여 논문화하였다.
(1) 성별
(2) 나이
(3) 진단명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검사는 초음파 기기(LOGIQ P5; GE Healthcare, Chicago, IL, USA)를 사용하여 시행하였다. 초음파 탐촉자(probe)는 근골격계 평가에 용이한 선형 탐촉자(linear array probe)를 활용하였다. 시술자는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3년 이상의 임상 경험이 있으며, 인체 해부학적 구조에 해박한 한의사로 한정하였다. 슬관절의 상태를 검사하기 위해 총 3가지의 자세에서 영상을 촬영하였다(Fig. 1).
1) 환자를 앙와위로 눕힌 상태에서 무릎 밑에 베개를 두어 무릎이 20~30도 굴곡이 되게 한다. 슬개상활액낭(suprapatellar recess), 대퇴사두근건(quadriceps femoris tendon), 슬개상 지방패드(suprapatellar fat pad) 등의 연부조직을 확인하기 위해 슬개골 위쪽을 장축(long scan)과 단축(short scan)으로 관찰한다. 해당 자세에서 슬개상활액낭의 부종, 대퇴사두근의 석회화, 슬개상 추벽(suprapatellar plica)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 환자를 앙와위로 눕힌 상태에서 무릎을 최대 굴곡하게 한다. 무릎의 관절 연골(articular cartilage)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무릎을 횡축(transverse scan)으로 관찰한다. 해당 자세에서 관절 연골의 불규칙한 표면을 확인하여 골관절염(osteoarthritis)의 진행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3) 환자를 앙와위 혹은 측와위로 눕힌 상태에서 무릎을 30~40도 굴곡이 되게 한다. 내측 측부인대(medial collateral ligament, MCL), 내측 반월판 연골(medial meniscus), 대퇴골(femur)과 경골(tibia) 등의 연부조직을 확인하기 위해 무릎 내측을 장축(medial longitudinal scan)으로 관찰한다. 해당 자세에서 내측 측부인대의 파열, 대퇴골과 경골의 간격, 대퇴골과 경골의 골극 등을 확인할 수 있다.
(1) 성별: 남성
Table Ⅰ. Ultrasound Findings of Knee Pain Patients Using Musculoskeletal Ultrasound.
Case number | Diagnosis | Ultrasound findings |
---|---|---|
1 | Osteoarthritis, knee | Effusion of suprapatellar recess |
Irregular trochlear cartilage surface | ||
Osteophytes of femur and tibia | ||
2 | Rupture of medial collateral ligament | Rupture of medial collateral ligament |
3 | Osteoarthritis, knee | Osteophytes of tibia |
4 | Osteoarthritis, knee | Irregular trochlear cartilage surface |
Osteophytes of femur | ||
Protrusion of medial meniscus | ||
5 | Quadriceps tendinitis | Calcification of quadriceps tendon |
6 | Osteoarthritis, knee | Calcification of quadriceps tendon |
Irregular trochlear cartilage surface | ||
Osteophytes of femur and tibia | ||
Protrusion of medial meniscus | ||
7 | Osteoarthritis, knee | Lipoma arborescens |
Irregular trochlear cartilage surface | ||
Osteophytes of femur | ||
Protrusion of medial meniscus | ||
8 | Osteoarthritis, knee | Irregular trochlear cartilage surface |
Osteophytes of femur and tibia | ||
9 | Osteoarthritis, knee | Osteophytes of femur and tibia |
(2) 나이: 60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양측 슬개상활액낭에서 부종이 확인되었는데 좌측이 우측보다 부종이 심하였다. 관절 연골의 경우에도 양측 모두 손상을 받아 경계가 불분명하였다. 무릎의 내측에도 골극이 형성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양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Fig. 2).
(1) 성별: 여성
(2) 나이: 67세
(3) 진단명: Rupture of medial collateral ligament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우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환자는 우측 MCL의 두께가 0.79 cm이었으며 MCL 내 혈액이 있어 파열의 소견을 보였다(Fig. 3).
(1) 성별: 여성
(2) 나이: 58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우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관절 연골의 경계도 명확하여 손상이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릎의 내측에는 골극이 다소 형성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우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지만 그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Fig. 4).
(1) 성별: 여성
(2) 나이: 68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좌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관절 연골의 경계는 다소 불명확하여 약간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무릎의 내측에는 골극이 형성되고 관절 간격이 좁아져 내측 반월판이 외측으로 돌출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좌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지만 그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Fig. 5).
(1) 성별: 여성
(2) 나이: 57세
(3) 진단명: Quadriceps tendinitis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우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퇴사두근 부착부에 석회화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관절 연골의 경계는 명확하여 손상이 없었다. 무릎 내측에도 골극은 형성되지 않아 정상 소견을 보였다(Fig. 6).
(1) 성별: 여성
(2) 나이: 77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양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퇴사두근 부착부에 석회화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절 연골의 경우에도 양측 모두 손상을 받아 경계가 불분명하였다. 무릎의 내측에도 골극이 형성되어있다. 특히 좌측에서는 관절 간격이 좁아져 내측 반월판이 외측으로 돌출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우측보다 좌측이 그 정도가 심하였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양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Fig. 7).
(1) 성별: 남성
(2) 나이: 56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우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지상 지방종(lipoma arborescens)이 확인되었다. 관절 연골의 경계는 다소 불명확하여 약간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무릎의 내측에는 골극이 형성되고 관절 간격이 좁아져 내측 반월판이 외측으로 돌출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우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다(Fig. 8).
(1) 성별: 여성
(2) 나이: 73세
(3) 진단명: Osteoarthritis, knee
(4) 초음파 소견: 근초음파 시행 결과 우측 슬개상활액낭에서의 부종은 확인되지 않았다. 관절 연골의 경계는 다소 불명확하여 약간의 손상이 발생하였다. 무릎의 내측에는 골극이 다소 형성되어 MCL이 거상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해당 환자는 우측 무릎 골관절염을 의심해 볼 수 있었지만 그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Fig. 9).
한의사의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한의사의 CT 기기를 이용한 방사선 진단 행위(서울고등법원 선고 2005누1758), X-선 골밀도측정기를 이용한 성장판 검사 행위(대법원 선고 2009도6980)12), 골밀도 측정용 초음파 진단기기를 이용한 성장판 검사 행위(헌법재판소 2011헌바398)13)는 모두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된다고 판결이 났다. 반면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 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를 이용한 진단 행위(헌법재판소 2012헌마551, 561)와 뇌파계를 이용한 파킨슨병과 치매 진단 행위(서울고등법원 2013누50878)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이 났다. 위의 판례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기기의 유래보다는 환자에게 발생할 우려가 있는 보건위생상 위해와 한의사의 기기 사용 교육 여부 등을 토대로 판결이 이루어져 왔다14).
X-ray, CT, MRI와는 다르게 초음파는 안전하여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음파는 검사 중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판독해야 하기 때문에 인체 및 영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지식이 충분치 못하면 환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보건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 12개 한의과대학과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6년간의 교육과정을 통해 기초 과학, 조직학, 발생학,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 법의학 등의 교과목을 필수로 지정하여 교육하고 한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이를 평가하고 있다15). 또한 현재 전국 12개 한의과대학과 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영상의학 및 방사선학 관련 교과목을 모두 전공 필수로 지정하여 교육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2학점에 주 3.6시간씩 교육하고 있다16). 이에 대해 의과대학에 비해 영상의학 및 방사선학 교육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 의과대학의 영상의학 및 방사선학 관련 교육 학점과 비교하면 현재 한의과대학의 관련 학점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과거 1950년대와 1960년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방사선과학 이수학점은 2.5~ 4학점이었으며, 1972년부터 1982년까지는 2학점이었다17). 이러한 점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한의사도 충분히 근초음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저자들은 진단용 근초음파를 임상에 적극 활용하여 본원에 내원한 슬관절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근초음파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관절 연골의 상태, 수지상 지방종, 골극 형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근초음파 시행은 기존 이학적 검사와 개인의 지식과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던 한의사의 진단법에서 벗어나 정확하고 과학적인 진단을 통해 환자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게끔 할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아래와 같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수집 기관이 일개 한방병원이었으며 기간도 4개월로 짧아 표본이 적었다. 슬관절 통증을 호소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이 있지만 본원에 내원한 환자들은 골관절염 7예, MCL 파열 1예, 대퇴사두근건 석회화 1예를 보여 질환의 다양성이 부족하였으며, 표본 수도 적어 한방의료기관에 내원하는 슬관절 통증 환자를 대표할 수가 없었다.
두 번째로, 본 연구는 한방병원에 내원하는 슬관절 통증 환자들의 슬관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에 근초음파 소견을 토대로 기존에 행해지던 치료의 수정이나 예후 설명 등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근초음파의 활용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근초음파의 한의사의 사용 적격성에 관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한의사가 골밀도 측정용 초음파 진단기기를 활용하는 것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지만 근골격계 진단용 근초음파 사용에 관해서는 아직 판례가 없다. 현행법상 한의사는 학술 및 임상 연구 목적으로만 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기에 아직은 임상적으로 초음파를 적극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향후 더욱 많은 근거를 토대로 한의 임상 현장에서 진단용 초음파 사용이 이루어져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겠다.
2021년 7월 1일부터 2021년 10월 31일까지 일개 한방병원에 내원한 슬관절 통증 환자들에게 슬관절 근초음파를 시행한 결과 골관절염 7예, MCL 파열 1예, 대퇴사두근건 석회화 1예가 수집되었다. 근초음파 소견 결과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관절 연골의 상태, 수지상 지방종, 골극 형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표본이 적어 한방의료기관에 내원하는 슬관절 통증 환자를 대표할 수가 없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초음파 소견에 따른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현행법상 한의사는 학술 및 임상 연구 목적으로만 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기에 한의사가 임상적으로 초음파를 적극 활용하기에는 제약이 있다. 향후 더욱 많은 근거를 토대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