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절은 과도한 외력에 의해 뼈 혹은 연골의 연속성이 불완전 혹은 완전하게 끊어진 상태를 의미하며 골절 부위 주변의 피부, 근육층, 혈관, 신경 등 연부조직의 손상을 동반한다1). 골절은 발생 빈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교통사고, 낙상, 외부 충격 등 외력에 의해 빈발하며 골다공증 등의 요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과 출혈뿐 아니라 기능장애와 변형, 가동범위 제한, 부종 등 다양한 형태의 손상이 발생하며2), 심한 경우 호흡곤란과 쇼크 등의 전신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필요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유합, 지연유합, 관절염 등 합병증의 우려가 있어 최선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3). 골절의 위치와 정도, 동반 손상 여부, 폐쇄성 혹은 개방성 여부에 따라 수술적, 비수술적 요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4) 통증 완화, 해부학적 정복과 내고정, 손상의 최소화 및 주위 관절의 가동범위 회복을 치료목표로 한다1). 변위되지 않은 골절의 경우 자연 치유와 회복을 기대하며 한의학적 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은데5), 일반적인 성인은 중증도에 따라서 골절 상태의 회복 기간이 달라지나 안정형 골절의 경우 대개 1~2개월이 경과한 이후에 보조 없이 경미한 불편감을 동반한 보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된다6).
골반부 골절은 대다수의 경우 외력에 의해 발생하며 특히 교통사고로 인한 발생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7). 외상으로 인한 골절 이외에도 골다공증이 동반된 고령층에서 골반부 골절이 발생하기도 한다. 골반 골절 환자에게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한의학적 재활치료를 병행하여 적용하면 연부조직 유착 방지 및 신경 기능의 회복을 촉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2). 골절 환자들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한방치료가 골절 환자들의 통증 경감과 회복에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이며 이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8). 그러나 골반부 골절 환자의 치료에 관해 양방에서 발표한 논문에 비해 한의학적 재활치료를 적용한 보존적 한방치료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골절에 관한 한의학적 증례보고를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1년 3월까지 33편의 한의학 증례보고가 있었으며 총 증례 수는 66예였다. 이 중 하지부는 총 18편 34예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골반 골절은 치골 골절 2예, 치골과 경골 및 비골 복합골절 1예, 골반 및 비골 복합골절 1예 총 4예밖에 없을 만큼 골반부 골절에 관한 증례보고 및 연구가 부족하다9). 이에 저자는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골반 골절을 진단받은 5예의 환자들에게 입원 치료를 통한 한의학적 복합치료를 시행하여 통증 경감 및 운동성 회복의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발견하여 후향적 증례보고로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2020년 10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부천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골반 골절을 진단 및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 5예를 대상으로 하였다. 본 연구는 후향적 의무기록 사용에 관한 자생한방병원 임상시험임상연구심의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심사면제를 받았다(IRB No. 2022-10-005).
2020년 10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부천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급성 골반 골절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수집하여 분석했다. 전자의무기록, 영상검사,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대상자를 선정 및 배제하였으며 선정된 연구 대상자들의 성별, 나이, 주소증, 발병일, 현병력, 과거력, 가족력, 복용약, 영상 소견 및 치료 경과를 세부 항목으로 분석하였다.
침 치료는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 소재의 일회용 0.25×30 mm의 호침(동방메디컬, 성남, 한국)을 사용하였다. 1일 2회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시행하였고, 자침은 골반 골절 주변 부위와 하요부 혹은 둔부 아시혈에 10~30 mm 깊이로 자입하였으며 15분 이내로 유침하였다. 침 치료는 환자의 통증 여부에 따라 복와위 혹은 측와위로 진행하였다. 침전기자극술의 경우 유침 시간과 동일하게 15분 이내로 하였고, 2 Hz로 설정하였다.
약침 치료는 1일 1회로 오전 침 치료 시에 함께 시행하였다. 약침은 황련해독탕 약침(자생원외탕전실, 남양주, 한국)으로 1일 1회, 최대 주 7회 일회용 주사기(1 mL; insulin syringe; 성심메디칼, 부천, 한국)를 사용하여 골반 골절 주변 부위에 회당 최대 1 mL를 자입하였다.
한약 치료는 입원 초 급성기에 통증 경감 및 안정을 위한 원내 처방인 안신지통탕을 3일간 복용한 후 변증을 통해 개인별로 맞춤 처방을 사용하였으며 아침저녁 식후 30분 후에 매일 2회, 2봉씩 입원 기간에 복용하였다.
안신지통탕(생강 6 g, 건지황 6 g, 당귀 6 g, 백복령 6 g, 백복신 2.8 g, 도인 2.8 g, 원지 2.8 g, 황기 2.8 g, 산조인 2.8 g, 백자인 2.8 g, 강활 2.8 g, 천궁 2.8 g, 독활 2 g, 반하 2 g, 인삼 2 g, 계피 2 g, 오미자 2 g, 감초 2 g, 홍화 1.2 g)
활혈지통탕(당귀 6.4 g, 백복령 4.4 g, 소목 3.2 g, 적작약 3.2 g, 홍화 3.2 g, 감초 2 g, 진피 2 g, 천궁 2 g, 몰약 1.6 g, 유향 1.6 g)
귤출사물탕 가감방(건지황 4.4 g, 당귀 4.4 g, 도인 4.4 g, 백작약 4.4 g, 백출 4.4 g, 진피 4.4 g, 천궁 4.4 g, 홍화 4.4 g, 감초 2 g, 몰약 1.2 g, 유향 1.2 g)
부항 치료는 습식 부항 또는 건식 부항으로 골절 주변부 및 압통처에 1일 2회 침 치료와 병행하여 시행하였다.
환자의 주관적인 통증을 수치화하여 평가할 수 있는 수치평가척도(NRS)를 이용하였다. NRS는 통증이 없는 것이 0, 극도로 심한 통증은 10이라고 했을 때 환자가 본인의 통증을 0부터 10까지 사이의 숫자로 평가하는 방법이다10). 본 연구에서는 입원 시와 퇴원 시에 NRS를 측정하여 표기하였다.
EQ-5D는 환자 건강과 관련된 삶의 질 측정 도구이다. 구성은 환자의 운동 능력, 자기 관리, 일상 활동, 통증과 불편감, 불안 및 우울감의 5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11). EQ-5D는 상위 항목에 대해 5단계로 점수를 측정하고, 총 1점 만점 기준으로 1점에 가까울수록 삶의 질이 좋은 것과 비례한다. 본 연구에서는 EQ-5D를 입원 시와 퇴원 시에 측정하였다.
ODI는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통증과 신체 활동 시 불편감을 평가하는 지표로 걷기와 앉기, 서 있기, 잠자기 등 일상생활 시 기능 상태를 평가하는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12). 환자들의 경우 골반부 통증이 주된 통증이고, ODI 점수는 요통보다는 골절된 골반부 통증에 준거하여 설문지를 작성하였다. 각 문항에 0에서부터 5까지 점수가 있으며, 수치가 높을수록 기능 상태의 저하가 심한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선 입원일과 퇴원일에 ODI를 측정하였다.
PGIC는 환자의 전반적인 통증 호전 정도를 평가하는 도구이다. 통증과 신체 기능의 개선과 연관성이 있는 지표로13), 매우 호전, 약간 호전, 변화 없음, 약간 악화, 매우 악화의 5가지 기준으로 나뉜다. 본 연구에서는 퇴원 당일에 PGIC를 조사하였다.
환자의 보행 가능 여부와 워커 보행을 통한 보행 가능 거리 및 시간을 매일 확인하였다.
여성, 55세
좌측 둔부 및 서혜부 통증, 좌측 하지부 통증
2022년 4월 22일 보행 중 트럭과 직접 부딪혀 넘어진 후 발생
2018년 9월 13일경 교통사고(보행자), 2021년 10월 20일경 교통사고(자동차 운전석)
고혈압, 당뇨
없음.
2022년 4월 22일경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실에서 X-ray 검사를 진행하여 뼈에는 이상 없으나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 정밀 촬영이 필요하다는 진단 및 주사 치료와 진통제 처방을 받고 별무호전하여 2022년 4월 22일경 본원에 내원하였다. 입원 당시 X-ray 검사상 골절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나 입원 8일 차에 고관절 MRI를 촬영하고 난 후 골반부에 다발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
2022년 4월 22일부터 2022년 5월 11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다.
Hip MRI (2022. 4. 29.) (Figs. 1~3)
Acute fracture of ischiopubic junction, inferior pubic ramus, sacral ala, Lt.; Rec. consult to OS.
Diffuse muscle injury grade 2 (partial tear and strain) with mild hematoma of left pectineus muscle.
Reactive synovitis, hip joint, Lt with small amount reactive fluid collection.
Diffuse muscle strain (grade 1) piriformis muscle and iliacus muscle., Lt.
Acute sprain of Lt. hip joint capsule.
Acute bone contusion in Rt symphysis pubic bone.
입원 시 좌측 둔부와 서혜부 통증 NRS 6, EQ-5D 0.212, ODI 72점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하였다. 워커를 이용하여 보행하였으며 보행 시 밑으로 빠질 듯한 양상의 통증이 나타나 침상 안정상태를 지속하였다. 입원 5일 차부터 5분 남짓 워커 보행이 가능했고, 2주 차에는 EQ-5D 0.519, ODI 60점, 워커 보행 15분 정도 가능한 수준으로 호전을 보였고 퇴원일에는 NRS 4, EQ-5D 0.47, ODI 52점이었고 PGIC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낄 정도로 불편감이 감소하였다.
여성, 53세
하요부 통증, 천골부 통증
2022년 2월 7일 보행 중 자동차와 직접 부딪혀 넘어진 후 발생
고지혈증, 갑상샘 저하증
없음.
고지혈증약, 갑상샘 저하증약
2022년 2월 7일경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응급실에서 X-ray 검사를 진행하여 뼈에는 이상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진통제 처방을 받고 별무호전하여 2022년 2월 8일경 본원에 내원하였다. 외부 X-Ray상 골절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나 2022년 2월 18일 고관절 MRI 검사상 골반부 천골익(엉치뼈 날개, ala of sacrum) 부위의 급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
2022년 2월 9일부터 2022년 2월 25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다.
Hip MRI (2022. 2. 18.) (Fig. 4)
Acute fracture in Rt. lower ala portion of sacrum.
Mild degree synovitis, hip joint, both.
입원 시엔 하요부, 천골부 통증 NRS 6, EQ-5D 0.331, ODI 66.67점으로 불편감이 심하였고 자세 변경 시 통증 심화 양상을 보였으며 가벼운 보행조차 어려웠다. 입원 초기엔 야간통이 있었으나 4일 차부터 야간통이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8일 차부터는 보행 시 불편함이 다소 줄어들어 천천히 걷는 것은 괜찮다고 하였다. 그리고 퇴원 시엔 NRS 3, EQ-5D 0.773, ODI 40점, PGIC 또한 많이 좋아졌다고 할 정도로 통증 호전 양상을 보였다.
여성, 66세
하요부 통증, 좌측 천골부 통증
2022년 6월 2일 버스 탑승하여 주행 중 급정거하며 뒤로 넘어진 후 발생
고혈압, 고지혈증
없음.
고혈압약, 고지혈증약
2022년 6월 2일경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서 12일간 입원 치료하며 X-ray, computed tomography (CT), MRI 검사를 진행하여 천골익 골절 진단을 받았으며 진통제 처방을 받고 별무호전하여 2022년 6월 13일경 본원에 내원하였다. 본원에서 입원 치료하며 2022년 6월 15일 고관절 MRI상 골반 내 양측 천골익 부위의 급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
2022년 6월 13일부터 2022년 6월 22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다.
Hip MRI (22. 6. 15.) (Fig. 5)
Acute compression fracture of S3 with acute sacral bilateral ala fracture.
R/O mild degree synovitis, hip joint, both with small amount reactive fluid collection.
입원 시엔 하요부 및 좌측 골반부 통증 NRS 7, EQ-5D 0.013, ODI 75.11점으로 극심한 수준의 통증 정도를 보였다. 상기 증상으로 인하여 보행 시 통증 심화 양상으로 발을 떼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자가 보행이 불가하여 워커를 이용한 보행을 하였으며 보행 시간은 5분 미만으로 보행 가능한 상태로 침상 안정을 취하였다. 입원 8일 차 무렵 초기 대비 절반 이하의 통증 정도로 호전되었으며 퇴원일까지 워커를 배제한 자가 보행은 불가하였으나 입원 시 대비 30% 수준의 통증만 남아있을 만큼 호전되었다. 퇴원 시 NRS 4, EQ-5D 0.548, ODI 51.11점이었으며 PGIC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낄 수준까지 통증 경감 및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여성, 32세
하요부 통증, 좌측 고관절 통증, 좌측 하지부 통증 및 저림
2020년 12월 5일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후방추돌 후 발생
임신성 당뇨
없음.
없음.
2020년 12월 5일경 사고 발생지역 인근 응급실에서 X-ray, brain CT 검사를 진행하여 골절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진통제 처방을 받고 별무호전하여 2020년 12월 9일경 본원에 내원하였다. 본원에서 입원 치료하며 2020년 12월 12일 고관절 MRI상 골반 내 좌측 볼기뼈절구(acetabular roof) 부위의 급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
2020년 12월 9일부터 2020년 12월 25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다.
Hip MRI (20. 12. 12.) (Fig. 6)
Acute fracture of acetabular roof fracture, Lt.; Rec. consult to OS.
Diffuse muscle injury grade 2 (partial tear and strain) with mild hematoma of left distal psoas muscle and iliacus muscle.
Multiple bone marrow edema in symphysis pubis, Rt sacrum ala, Lt. SI joint.; Probable bone contusion.
Diffuse muscle strain of Rt. pyriformis muscle.
R/O about 1.3×2.8×1.9 cm retrorectal cyst, Rt paramedian location.; Rec. consult to 대장항문외과 clinic (대학병원)
입원 시 하요부 및 좌측 고관절 주변부 통증 NRS 7, EQ-5D 0.228, ODI 62점으로 심한 통증 정도를 호소하였으며 움직일 때마다 하요부에서 천골부까지 통증 심화 양상을 보였다. 좌측 서혜부에 시큰거리는 증상과 더불어 보행 시 어려움으로 절뚝거리는 증상을 동반하였다. 장시간 입위 지속 시 천골부가 무너져내리는 듯한 통증이 발현되었다. 입원 9일 차 무렵부터 내려앉는 듯한 천골부 통증은 호전 양상을 보였으나 보행 시 통증과 불편감이 증가하였다. 좌측 서혜부 및 고관절 주변의 통증은 남아있는 상태였으며 간헐적으로 시큰거리는 통증을 호소하였다. 퇴원 시 좌측 서혜부와 고관절 통증은 상당 부분 남아있는 상태였으나 초기 대비 호전 양상을 보였다. 퇴원 시 NRS 5, EQ-5D 0.659, ODI 48점이었으며 PGIC는 좋아졌다고 느낄 수준까지 호전되었다.
여성, 28세
하요부 통증, 좌측 골반부 및 좌측 고관절 통증, 양측 하지부 통증
2020년 10월 27일 보행 중 전동퀵보드에 우측방추돌 후 넘어지면서 발생
없음.
없음.
없음.
2020년 10월 27일경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응급실에서 X-ray 검사 후 별무이상 진단 및 별무처방 상태로 2020년 10월 28일경 본원에 내원하였다. 본원 초기 X-Ray 검사상 골절 소견은 보이지 않았고 이후 입원 9일 차에 고관절 MRI 검사상 좌골치골 연접부의 골절 진단을 받았다.
2020년 10월 28일부터 2020년 11월 6일까지 입원 치료를 진행하였다.
Hip MRI (2020. 11. 5.) (Fig. 7)
Acute bone fracture in ischiopubic junction, Lt.
Acute bone contusion in symphysis pubic bone, Lt.
Acute bone contusion in ischial bone, Lt.
Mild degree synovitis, hip joint, Lt with small amount reactive fluid collection.
입원 시엔 하요부, 좌측 골반 및 고관절 통증 NRS 6, EQ-5D 0.721, ODI 26.67점으로 통증이 심하였고 상기 증상으로 인하여 절뚝거리며 보행을 하였다. 초기엔 침상 안정 시 통증 완화되나 누웠다가 일어날 때, 자리에서 일어날 때가 제일 불편하다고 하였다. 입원 치료를 받던 중 10일 차에 환자 개인 사정으로 자의퇴원을 요청하여 급히 퇴원하였으므로 다른 증례보다 경과 관찰 기간이 단축되었다. 그리하여 경과기록지상 통증은 다소 감소하였으나 퇴원 시 NRS 6, EQ-5D 0.709, ODI 37.78점으로 유의미한 지표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골반은 엉덩뼈(장골), 두덩뼈(치골), 궁둥뼈(좌골) 세 부위가 결합해 이루어진 좌우 양측의 볼기뼈와 후방의 천골, 미골로 구성된다. 골반은 대퇴골과 고관절, 천골과 천장관절, 치골과는 치골결합으로 관절을 이룬다. 골반뼈는 체간부와 양 하지 사이에서 몸의 균형과 자세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골반은 내부의 장기를 보호하는 역할로써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골반 내에는 방광, 결장 및 직장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맥의 분지 및 요천추 신경 등 주요 혈관, 신경 등이 통과하고 있어 골절 시 이들 부위의 손상 우려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국내 골절 환자 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중 골반부 골절은 최근 교통사고 및 산업재해 등의 증가와 맞물려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14). 골절을 유발한 외력의 정도에 따라 고에너지와 저에너지 손상으로 구분하며 고에너지 손상은 구조적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반면 저에너지 손상은 구조적 불안정성을 유발하지 않고 대부분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15). 골반 골절은 Tile이 1980년에 골반의 안정성에 기반해 확립한 Tile 분류법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Tile 분류법은 안정형 골절을 A형, 후방의 부분적인 손상으로 인해 수직적으로는 안정적이나 회전력이 불안정한 B형, 수직 전단력과 회전력 모두 불안정한 C형으로 분류한다. 세부적으로 A형은 견연 골절인 A1, 장골익 혹은 전방 골절인 A2, 천골이나 미골의 횡적인 골절인 A3로 구분한다. B형은 치골결합의 손상인 B1, 측방 손상인 B2, 양측 손상인 B3로 분류할 수 있으며 C형은 수직 전단력으로 인한 천골의 골절 혹은 천장관절의 탈구를 동반한 C1, 한쪽이 불안정한 C2, 양측 모두 불안정한 C3로 세분화한다2). A형 골절과 B형 골절은 대체로 저에너지 손상으로 보존적 치료를 주로 시행하나 통증과 손상이 심한 일부 B형 골절의 경우 C형과 더불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16). 대부분의 골반 골절이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저에너지 손상인 점을 고려할 때 골반부 골절 환자에게 체계적인 한의학적 복합치료를 적용할 수 있으며 재활의학적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치료적 접근이 가능하다.
골절의 치료는 골절 직후 일주일 이내의 염증기, 복원기, 수개월 간의 재형성기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17). 골절의 치료는 손상된 골조직이 각각의 단계를 거쳐 불완전 혹은 완전하게 끊어진 연속성이 회복되어 일정 외력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염증기에는 급성인 연부조직 및 혈관의 손상으로 혈종이 생성되어 염증세포가 골절부로 집중되며, 조직의 괴사와 변성을 유발한다18). 복원기는 부종과 통증이 경감되는 연성 가골기와 골절부가 연결된 이후 단계인 경성 가골기로 이루어진다. 연성 가골기에서 경성 가골기로 넘어감에 따라 단단한 조직으로 변형되며 이는 수개월 간의 재형성기로 이어진다. 재형성기는 골절 정도 및 부위에 따라 수개월에서 수년에 이르기까지 진행된다19).
한방에서는 골절에 대해 『外臺秘要』에서 ‘救急療骨折, 接令如故, 不限人畜也方’ 구절에서 折骨을 최초로 기술하였으며 骨折이란 병명을 사용하였다. 『聖濟總錄』에서는 골절 이후의 경과 기간에 따라 치료 원칙을 제시하였는데 초기 급성기에는 활혈화어(活血化瘀) 및 소종지통(消腫止痛), 중기에는 종창과 어혈이 감소하는 시기로 접골속단(接骨續斷), 후기 이후에는 보기양혈(補氣養血), 보익간신(補益肝腎), 강장근골(强壯筋骨)하는 치료법을 언급하였다8).
본 증례의 환자들은 모두 교통사고로 인해 하요부 및 고관절, 둔부, 서혜부 등의 통증을 동반한 골반부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였다. 입원 기간은 최소 10일에서 최대 20일까지 차이가 있으나 치료방법은 공통으로 1일 2회 골절 주변부와 아시혈에 침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침전기자극술을 동반하였다. 약침 치료는 소염과 진통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황련해독탕 약침을 1일 1회 골절 주변부 및 통처에 침 치료와 함께 시행하였으며 부항 치료도 습식 혹은 건식으로 병행하였다. 한약 처방은 초기 급성기에는 통증 완화와 안정을 위해 원내 처방인 안신지통탕을 공통으로 매일 2회씩 3일간 복용하게 한 뒤 환자의 변증에 따라 안신지통탕, 활혈지통탕, 귤출사물탕 가감방으로 구분하여 입원 기간에 처방하였다. 증례 1은 보행 중 트럭과의 충돌로 인한 교통사고로 내원하였으며 둔부와 서혜부에 NRS 6, EQ-5D 0.212, ODI 72점의 심각한 수준의 통증을 호소하였으나 퇴원일에는 NRS 4, EQ-5D 0.47, ODI 52점으로 호전되었다. 입원 시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목발을 짚고 내원하였으나 퇴원 시에는 워커에 의지해 15분 정도 보행이 가능하였다. 환자의 치료 만족도는 많이 좋아졌다고 느낄 정도였다. 증례 2는 보행 중 자동차와의 충돌로 발생한 교통사고로 내원하였고 하요부에서 천골에 이르기까지 NRS 6, EQ-5D 0.331, ODI 66.67점의 통증을 느꼈다. 퇴원 시 NRS 3, EQ-5D 0.773, ODI 40점으로 완연한 지표의 개선을 보였으며 입원 초기 대비 야간통의 감소 및 보행 시 불편감도 완화되었다. 환자의 치료 만족도를 나타내는 PGIC 역시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수준으로 측정되었다. 증례 3은 탑승한 버스에서 넘어지며 발생하였고 하요부와 골절 부위인 좌측 천골부에 집중된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통증 및 삶의 질 지표를 확인한 결과 NRS 7, EQ-5D 0.013, ODI 75.11점으로 나타났다. 입원 초기 발을 떼기 어려울 만큼 자가 보행이 불가하여 5분 미만으로 보행이 가능한 상태였으나 퇴원 시에는 워커를 이용하여 보행 가능하였고 NRS 4, EQ-5D 0.548, ODI 51.11점으로 호전되었다. 치료 만족도 또한 많이 좋아졌다고 느낄 정도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증례 4는 고속도로 주행 중 후방추돌로 내원하였으며 내원 시 하요부와 좌측 고관절 주변으로 NRS 7, EQ-5D 0.228, ODI 62점의 통증을 나타냈다. 보행 시 좌측 서혜부 주변이 시큰거리는 증상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퇴원 시에는 NRS 5, EQ-5D 0.659, ODI 48점으로 통증이 완화되었고 서혜부와 고관절의 시큰거리는 통증 또한 다소 호전되었다. PGIC는 좋아졌다고 느끼는 수준으로 치료 만족도를 보였다. 증례 5는 보행 중 전동퀵보드에 우측방에서 추돌당하며 넘어져 발생한 사고로 내원하였다. 하요부와 좌측 골반부에 NRS 6, EQ-5D 0.721, ODI 26.67점의 통증 정도를 보였으며 보행 시 절뚝거리는 상태로 내원하였다. 입원 치료 도중 환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자의로 퇴원을 희망하여 퇴원하였으며 NRS 6, EQ-5D 0.709, ODI 37.78점으로 5예의 환자 중 유일하게 지표의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Fig. 8).
증례 5가 10일간의 입원 치료에도 불구하고 퇴원 당시 입원 시 대비 NRS, EQ-5D, ODI 점수상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없었던 사유를 명확하게 밝혀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른다. 입원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개인 사유로 갑작스러운 퇴원 이후 추가적인 외래 진료를 받지 않았고, 다른 증례와의 차이를 비교해 보더라도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증례 5의 골절 부위인 좌골치골 연접부와 동일 부위에서 골절이 발생했고 공통으로 사고 발생 당시 보행 중이었던 증례 1은 타 부위에도 골절이 발견되어 다발성 골절 소견을 보였으나 환자 진술에 의거 입원 5일 차 이후부터 입원 시 대비 5분 정도 워커를 이용한 보행이 가능한 정도로 통증이 완화되었다. 사고 발생 당시 마찬가지로 보행 중 직접적인 충격으로 골절되었으나 골절 발생 부위가 천골익으로 다른 증례 2를 비롯하여 각각 천골익과 볼기뼈절구에서 골절이 발생한 증례 3, 4는 의무기록상 8일 차 혹은 9일 차부터 보행 시 불편감이나 초기 대비 통증 정도가 감소하였다. 이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로 이어져 퇴원 시 NRS, EQ-5D, ODI 점수의 개선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증례 5의 입원 당시 NRS는 6으로 다른 증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지표의 정체와 퇴원 이후 지속적인 외래 진료를 통한 경과 관찰이 불가한 점을 통해 치료 과정 혹은 호전도에서 다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론은 가능하나 명확한 사유를 밝혀내기 어려우며 급성 골절 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복합치료에서 개선점을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점을 보인다.
본 연구의 증례는 5예로 환자들의 입원 기간이 최소 10일에서 최대 20일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있어 그에 따른 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으며 급성 골반 골절 환자에게 한약 치료, 약침 및 침 치료, 부항 치료 등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를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각각의 개별적인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또한 후향적 증례보고로서 퇴원 이후 지속적인 외래 진료 및 영상 검사를 통한 추적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아 급성 골반 골절 환자에 대한 장기간의 치료 효과 및 회복 과정을 기록하지 못하였다.
5예의 환자 모두 사고 발생 초기 X-ray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골절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본원에 내원하기 전 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으며 MRI 정밀검사를 진행하여 골절을 진단받은 증례 3을 제외하면 4예의 환자들은 본원에서 추후 입원 치료를 통한 지속적인 경과 관찰을 통해 정밀검사의 필요성에 따라 고관절 MRI를 진행하였으며 결과적으로 골반 골절을 확인하였다. 5예의 환자들은 MRI 정밀검사 결과 Tile 분류법에 따라 수술적 치료 대신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기에 적합한 환자들로 분류되어 입원 치료를 통해 한의학적 복합치료를 시행하기로 하였다. 본 증례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X-ray 검사만으로 진단하기 어려운 골절의 경우 주의 깊은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정밀검사를 통해 골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임상적 사례라고 판단한다.
현재 골절 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보존치료 및 재활의학적 치료에 대한 연구는 매우 부족하며 특히 골반부 골절의 경우 양한방 모두 미비한 상황이다. 5예의 골반부 골절 환자들에게 한의학적 복합치료를 시행하여 운동성과 가동범위 회복, 손상의 최소화를 통한 내고정, 통증을 완화했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본 연구가 향후 골반부 골절 환자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자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에 따라 향후 다수의 골반부 골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증례보고와 각각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기 위한 임상대조연구 등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후속 증례 확보 및 임상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는 교통사고로 인한 골반부, 둔부와 서혜부 및 허리 통증으로 부천자생한방병원에 내원하여 급성 골반 골절을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고자 한약 치료, 침 치료, 약침 치료, 부항 치료 등 한의학적 복합치료를 시행하였다. 10일에서 20일간의 입원 치료 후 NRS, EQ-5D, ODI, PGIC 등 다양한 지표의 개선 및 통증 완화에 따른 보행 가능 거리의 증가를 확인하였고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